청동기 농경수렵인의 지구별 여행

Breville 브레빌

by Ötzi

호주 가전계의 애플, 브레빌

브레빌의 제품은 가정주부 뿐 아니라 남성 사용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주부의 전유물처럼 여기던 주방 가전제품 시장에서 ‘주방 가전계의 애플’이라 불리며, 스테인리스 스틸 외관은 기계 마니아의 소장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브레빌 스토리가 2015년 9월 매거진B에 잘 정리되어 있어 옮겨 봅니다.

 

브레빌은 호주 멜버른에서 소형 라디오 제조사로 시작하였습니다. 1974년 출시한 샌드위치 토스터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주방 가전으로 진출했다. 이후 사업장에서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의 디자인과 기능을 가정용 제품에 적용해 주방 가전의 질을 높였고, 에스프레소 머신과 주서 등의 개발에 세계적 바리스타와 셰프를 참여시키면서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소형 라디오 제조사의 변신

브레빌이라는 브랜드의 시작은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라디오 세일즈맨이던 빌 오브라이언 Bill O’Brien과 엔지니어이던 해리 노빌 Harry Norville은 라디오 제조 회사 브레빌을 설립했습니다. 80여 년 후 혁신적 소형 가전제품을 총망라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브레빌의 시작은 이 두 남자가 합심해 만든 작은 라디오 회사였습니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 배경의 영향으로 라디오에 이어 지뢰 탐지기도 제조하였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텔레비전 시대가 도래하자 브레빌은 자연스레 라디오에서 다른 소형 가전제품으로 전환하였습니다. 1960년에 그들은 헬스와 뷰티 케어 기기 시장이 서서히 성장하고 있음을 깨달았고 50여 종의 헬스·뷰티 기기를 개발합니다. 헬스·뷰티 케어 기기로 시장에서 탄탄한 자리를 선점한 브레빌이 주방 가전제품군으로 전환한 계기는 1974년 브레빌 샌드위치 토스터 Breville Sandwich Toaster라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입니다. 빵을 압축해 바삭하게 굽는 기능을 갖춘 스테인리스스틸 제품으로, 출시한 첫해 호주에서 40만 개를 판매했고, 호주 본토뿐 아니라 뉴질랜드와 영국에서까지 대성공을 거둡니다. 1974년에 탄생한 브레빌의 샌드위치 메이커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가 재해석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스테디셀링 제품이며, 브레빌은 이를 통해 토스터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또 1978년에 출시한 브레빌 키친 위즈 Breville’s Kitchen Wizz는 음식의 가공 처리를 편리하게 만들어준 제품입니다. 브레빌은 요구르트 메이커, 블렌더, 와플메이커 등 다양한 주방 기기를 연달아 출시했습니다.

브레빌이 히트를 친 1974년의 샌드위치 토스터

오브라이언 가문의 사람들은 3대에 걸쳐 브레빌 사업을 발전시켜나갑니다. 설립자 빌 오브라이언의 아들 존 오브라이언은 1968년 브레빌 연구 개발 센터 (Breville Research and Development Centre)를 설립해 2003년 사망하기 전까지 많은 제품의 개발을 열정적으로 이끌었고, 존 오브라이언의 딸 바버라 오브라이언 Barbara O’Brien은 1990년대에 마케팅 부서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한 명의 디자이너와 한 명의 엔지니어로 시작한 브레빌 연구 개발 센터는 오늘날 호주에서 가장 혁신적인 산업디자인 센터로 꼽힙니다. 정형화된 가전제품에서 벗어나 독창적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시스템을 1960 년대부터 이미 구축해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브레빌은 고성능 주방 가전 브랜드로서 전 세계적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에는 미국과 캐나다에 진출했고, 현재는 한국·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권과 터키·브라질 등 40여 개 이상의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반 주방 가전 브랜드는 식문화가 확연히 다른 국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현지화한 제품을 내놓는 데 비해 브레빌은 각 시장에 특화해 디자인이나 기능을 바꾸는 대신 각 국가에 맞게 제품 라인업을 선정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브레빌의 미적 감각 수혈

브레빌에 현대적 미감을 불러온 것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라 일컫는 키스 헨젤 Keith Hensel의 공이 큽니다. 2002년 브레빌에 합류한 그는 2013년 눈을 감기 전까지 단순한 주방 기구를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브레빌 제품을 탈바꿈시켰습니다. 아름다운 디자인뿐 아니라 실용적 기능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들었습니다. 브레빌의 토스터 라인에 ‘a bit more’ 버튼을 추가해 위트와 실용성을 더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몇몇 제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통을 통한 혁신을 추구한 결과 브레빌은 레드닷, iF 디자인 어워드 등 60여 개의 디자인상과 200여 개의 특허권을 보유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참고문헌

(1) 매거진B, 브랜드 스토리, Issue 39. 에디터 김지선. https://magazine-b.co.kr/breville/

(2)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alone36/220739520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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